현재 대구·경북 수출기업들이 고환율, 고유가, 중동 분쟁이라는 이른바 ‘3중 복합위기’에 직면해 고전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30원을 돌파하며 17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13달러를 넘어서는 등 유례없는 거시경제적 압박이 지속되는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인도’ 시장이 대구·경북 주력 산업의 새로운 탈출구로 급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 경북 철강: 대세계 수출 부진 속 ‘인도’서 역전 드라마
지난해 경북의 전체 철강 수출은 열연강판(-4.7%), 아연도강판(-14.8%), 냉연강판(-15.5%) 등 주요 품목이 일제히 하락하며 전체적으로 12.5% 감소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수요 침체와 통상 압박이 겹친 결과다.그러나 인도 시장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전기강판의 대인도 수출액은 2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4.1%나 급증했다.
인도 정부가 인프라 수요 급증으로 철강 순수입국으로 전환된 데다, 중국산 전기강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경북 소재 제철소들이 반사이익을 얻은 덕분이다.
열연강판(+42.4%)과 냉연강판(+23.5%) 역시 인도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대외 위기를 상쇄했다.
◇ 대구 자동차·기계: 인도 제조업 확대의 ‘직속 수혜’
대구의 전통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부품과 일부 기계부품류도 인도 제조업 부활 프로젝트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대구의 자동차부품 대세계 수출은 4.4% 감소했으나, 대인도 수출은 34.3% 성장하며 대조를 이뤘다.
인도는 2022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올라섰으며, 국내 주요 완성차 그룹이 현지 생산 체제를 대폭 확대함에 따라 한국산 부품 수요가 연쇄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인도 OEM 업체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한국을 대안 공급처로 인식하고 있으며, 한-인도 CEPA 관세 혜택이 가격 경쟁력 강화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속공작기계부품(+183.4%)과 압연기(+109.2%) 등 한국 전체 수출이 급감한 품목까지 대인도 수출에서는 압도적 성장을 보인 것은 인도 제조업 기반 확대의 직접적인 증거로 풀이된다.
◇ IMEC과 FTA가 여는 ‘골든 로드’… 공급망 재편의 기회
중장기적으로 인도는 단순한 수출 시장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허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최근 타결된 인도-EU FTA는 인도를 유럽 시장으로 향하는 전초기지로 만들고 있다.
여기에 인도-중동-유럽을 잇는 철도·해운·에너지 복합 회랑인 IMEC(인도·중동·유럽 경제 회랑)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수에즈 운하 경로 대비 물류 시간 약 40%, 비용 약 30%를 절감할 수 있는 ‘골든 로드’가 열리게 된다.
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 등 기존 해로의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사우디-이스라엘을 잇는 육상 경로를 포함한 IMEC의 전략적 필요성은 오히려 강화되는 추세다.
이는 인도 현지 제조 기반 강화를 의미하며, 철강·부품·기계류 등 중간재를 생산하는 대구·경북 기업들에 구조적 기회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지역 기업들에게 복합위기 대응과 신시장 진출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주문했다.
무협 관계자는 “미-이란 전쟁 등 단기 리스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도 등 신시장을 확보하는 중장기 시장 다변화 전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