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역 제조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1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확산되는 중동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 및 에너지 비용 상승이 경영 실적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며 본격적인 회복세를 가로막는 모양새다.
◇ 2분기 경기전망 BSI ‘75’… 화학업종 주도로 ‘바닥 탈출’ 신호
포항상공회의소(회장 나주영)가 지역 제조업체 8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2/4분기 기업경기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7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분기 전망치인 ‘64’와 비교해 11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지역 기업들 사이에서 경기 하락세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업종별로는 화학업(87)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개선 흐름을 주도했다.
그동안 기업들을 괴롭혔던 재고 부담이 완화되면서 하락세가 둔화된 영향이다.
목재·식품·운송 등 기타 제조업(78) 역시 지역 주력 산업인 철강업의 심리적 지수가 개선됨에 따라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지역 경제의 기둥인 철강업(66)은 전분기(61) 대비 소폭 상승에 그쳤다.
장기화된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속에서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는 잦아들었지만, 수요 회복에 따른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한 ‘인식의 변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다.
◇ 중동 사태發 ‘고비용 리스크’ 직격탄… 기업 66% “영향 있다”
경기 전망 수치는 개선됐지만, 현장 기업들이 직면한 대내외 리스크는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조사 대상 기업의 66.3%가 중동 사태가 경영에 단기적으로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기업들은 중동 사태로 인해 겪고 있는 주요 영향으로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43.1%)’을 1순위로 꼽았으며,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 증가(24.4%)’와 ‘해상운임·물류비 상승(12.2%)’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경영에 미칠 가장 큰 피해 역시 ‘원자재·에너지 비용 상승(52.6%)’이 압도적이었다.
철강산업의 경우 에너지 비용 비중이 높은 구조적 특성상, 외부 충격이 생산원가 상승으로 직결되어 기업의 수익성을 갉아먹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상반기 사업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리스크 요인을 묻는 질문에도 응답 기업의 35.3%가 ‘원자재·에너지 비용 상승’을 지목했다.
이외에도 전쟁 등 지정학 리스크(17%), 환율 변동성(13.2%), 소비 회복 둔화(9.4%) 등 복합적인 위기 요인이 기업 경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
◇ 투자 계획 42% ‘축소·지연’… 실질적 지원 대책 절실
불확실한 대외 환경은 기업들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투자 계획과 관련해 응답 업체의 42.2%가 당초 계획보다 축소하거나 지연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투자를 미루는 이유로는 ‘수요 등 시장 상황 악화(31.0%)’와 ‘생산 비용 상승(27.4%)’이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최근 입법 예고된 ‘K-스틸법’ 시행령에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기료 감면 등 직접적인 지원책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BSI 조사는 포항 제조업이 ‘최악의 구간’은 지났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지수 자체가 여전히 기준치(100)를 밑돌고 있다는 점은 경기 호전보다는 ‘덜 나빠질 것’이라는 신중한 전망에 가깝다.
특히 에너지 비용 상승이 기업 경영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확인된 만큼, 중동발 리스크 장기화에 대비한 환변동 보험 지원, 물류 비상 계획 수립 등 정부와 지자체의 입체적인 리스크 관리 지원이 병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