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선거 앞둔 악의적 마타도어”… 구룡포 과메기조합 前 이사장, ‘유령 직원’ 의혹 정면 반박

- “명의만 달랐을 뿐 개인 착복 없어”
- 당시 생산과장도 반박… “횡령 주장은 현장 모르고 하는 말”
- 선거 앞둔 의혹 제기에 “음해성 마타도어” 주장, 수사엔 협조 방침

 

 

[파이낸셜 저널=구진홍 기자] 포항 구룡포 과메기사업협동조합 전 이사장 A씨가 자신을 둘러싼 ‘허위 고용 및 급여 지급’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A씨는 아시아타임즈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급여는 실제 근무하지 않은 사람에게 흘러간 돈이 아니라, 당시 현장에서 일한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전달된 임금”이라며 “명의만 달랐을 뿐 개인적으로 돈을 챙긴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A씨는 이번 논란이 선거를 앞둔 시점에 불거진 점을 거론하며 억울함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예전 이미 설명했던 사안인데, 지금 와서 일부 내용만 떼어내 ‘유령직원’이나 ‘횡령’처럼 몰아가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며 “지역 정가의 흐름과 선거 국면을 아는 사람이라면 왜 이런 의혹이 지금 제기되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 고소가 이뤄진다면 피하지 않겠다. 오히려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확해지길 바란다.”며 “근로기준법이나 다른 법률에 위배된 부분이 있다면 그 책임은 지겠다. 하지만 하지도 않은 횡령을 뒤집어씌우는 식의 음해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쟁점은 ‘허위 고용’이 아니라 ‘실제 지급 여부’

 

이번 사안의 핵심은 겉으로 드러난 명의와 돈의 실제 귀속이 일치했느냐에 있다. 일부 조합 관계자들은 A씨 재임 시절 실제 근무하지 않은 사람을 직원으로 등록해 급여가 지급된 정황이 있다며 횡령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A씨 측 설명은 전혀 다르다. 현장 사정상 계좌 사용이나 4대 보험 가입이 곤란한 일용직 인력이 있었고, 이들에게 임금을 전달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다른 사람 명의 계좌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A씨는 “당시 일용직 근로자 가운데는 고령층이 많았고, 여러 개인 사정으로 정식 근로 처리나 계좌 지급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며 “그렇다고 일을 시켜 놓고 임금을 안 줄 수는 없는 일 아니냐. 현장에서는 실제로 일한 사람에게 돈이 가는 것이 우선이었고, 그 과정에서 명의만 달리 사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문제 삼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도 당시 현장의 운영 구조를 모르는 입장이 아니었다.”며 “작은 어촌 지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계절 인력이 움직이는지, 누가 실제로 일했고 누가 임금을 전달했는지 주변에서는 다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생산과장 B씨 “내가 담당자였다, 급여 횡령은 말도 안 된다”

 

취재진이 만난 당시 관리·생산과장 B씨도 A씨 주장에 힘을 실었다. B씨는 “세월이 6~8년 가까이 지나 세부 액수를 하나하나 다 외우고 있지는 않지만, 그 시기 인력 운영과 급여 전달은 내가 맡았던 일이라 비교적 분명히 기억한다.”며 “급여를 빼돌렸다는 말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된 급여를 대신 수령한 것으로 거론되는 C씨와 D씨에게 직접 확인하면 된다.”며 “두 사람 모두 사정을 알고 있었고, 동의하에 진행된 일이었다. 그들이 받은 돈은 모두 실제로 현장에서 일한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조합은 청어가 입고되는 1월부터 5월 사이에는 6명에서 10명 정도의 일용직이 투입됐고, 과메기철인 10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는 2~3명 정도가 추가로 근무했다.”며 “이들 상당수는 지역의 고령층 주민들이었고, 정식 근로 형식으로 묶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분들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B씨는 특히 “지금 와서 서류 일부만 보고 ‘허위 고용’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현장을 모르는 판단”이라고 했다. 그는 “작은 어촌 도시 구룡포에서는 서로 사정을 알고, 서로 믿고 처리한 일이 적지 않았다.”며 “그걸 오늘의 잣대로 곧바로 횡령이라고 몰아붙이는 건 무리”라고 강조했다.

 

법률상 직접지급 원칙은 엄격… 다만 횡령 여부는 별개 판단

 

 

법률적으로 보면 임금 지급은 엄격한 원칙 아래 이뤄져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43조는 임금을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해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같은 법 제109조에 따른 처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대법원 (2025다209645 판결)도 임금 직접지급 원칙은 엄격하게 해석돼야 하며, 근로자가 제3자에게 임금 수령을 위임하거나 대리하게 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다만 근로자 본인이 직접 수령할 수 없는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제3자가 실제로 근로자에게 그대로 전달할 것이 확실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예외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때문에 이번 사안도 법적 판단은 두 갈래로 나뉠 수 있다. 하나는 임금 직접 지급원칙에 비춰 절차상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다. 다른 하나는 더 무거운 의혹인 횡령이 실제로 있었는지 여부다. A씨 측 주장처럼 실제 근로자에게 임금이 모두 전달됐다면, 쟁점은 ‘허위 인건비 착복’보다 ‘노무 처리 방식의 적법성’에 가까워질 수 있다. 반대로 실제 근로 사실이나 임금 귀속 경로가 입증되지 않으면 조합 자금 운용 전반에 대한 형사적 판단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

 

“서류 보존 시효 지난 자료가 왜 지금 나오나”… 의도성 의심

 

A씨는 또 다른 의문도 제기했다. 그들은 “조합의 각종 서류는 법령과 실무 기준에 따라 일정 기간이 지나면 폐기된다.”며 “그런데 2026년인 지금 오래전 서류가 외부로 흘러나와 특정 시점에 맞춰 논란이 불거진다는 것 자체가 누군가 의도적으로 꺼내든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근로기준법 제42조는 근로자 명부와 중요한 근로관계 서류를 3년간 보존하도록 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2조는 임금대장과 임금의 결정·지급방법, 임금계산의 기초에 관한 서류를 보존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한편 국세청 고시는 전자기록과 장부·증빙서류를 원칙적으로 5년 이상 보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자료가 남아 있다면 오히려 그것으로 사실관계를 명확히 가리면 된다.”면서도 “다만 맥락을 빼고 숫자와 명의만 들이대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방식은 결코 정상적인 문제 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역 현실 외면한 채 ‘유령직원’ 프레임만 씌우면 실체 놓칠 수 있어

 

구룡포 과메기 가공 현장은 전형적인 계절형 수산가공 구조를 띤다. 바닷물 온도와 어획량, 원물 수급에 따라 인력 수요가 크게 흔들리고, 성수기와 비수기의 간극도 뚜렷하다. 특히 짧은 기간 투입되는 일용 인력 비중이 높아 서류상 고용 형태와 실제 노동 현장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런 배경에서 A씨와 B씨는 “문제 제기 자체는 가능하지만, 최소한 지역 노동 현실은 알고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통계청의 2025년 5월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은 60.9%, 고용률은 59.5%로 집계됐다. 장래에도 계속 일하기를 희망한 비율도 69.4%에 달했다. 고령층의 생계형·단기형 노동 참여가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예외적 풍경이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이런 현실이 곧바로 위법성 판단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장 사정에 대한 설명 없이 ‘명의가 다르니 곧 허위 고용’이라는 단적인 프레임만 앞세우면, 사건의 실체보다 정치적 효과만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씨 “음해에는 맞서고, 수사엔 협조하겠다.”

 

A씨는 인터뷰 말미에 “이번 일을 계기로 내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경쟁 구도 속에서 나를 흠집 내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본다.”며 “근거 없는 마타도어(흑색선전)에는 당당하게 맞서겠다. 동시에 수사기관의 조사에는 성실히 응해 사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조합 내부 갈등을 넘어 지역 정치와 지역 경제의 경계까지 번지고 있다. 의혹 제기 측은 허위 고용과 급여 집행의 부적정성을 말하고 있고, A씨 측은 실제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을 정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이제 남은 것은 주장 대 주장의 소모전이 아니라, 당시 현장 책임자 진술과 계좌 흐름, 관련자 확인, 남아 있는 서류와 기록을 통해 실체를 가리는 일이다.

 

결국 수사기관이 실제 근무와 실제 지급 여부를 어떻게 확인하느냐에 따라 이번 논란은 ‘허위 고용’ 사건으로 남을 수도 있고, 반대로 선거를 앞둔 과장된 폭로전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구룡포의 한 협동조합에서 시작된 공방은 이제 지역 사회가 얼마나 사실과 프레임을 구분해낼 수 있는지 시험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