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책은 증발하고 칼부림만 남았다” 국힘 포항 경선판, 도 넘은 ‘마타도어’

선두권 탈락 후 4인 경선 확정되자 특정 후보 저격 ‘괴문자’ 무차별 살포... ‘사법 리스크·중앙당 내정설’ 등 확인 안 된 루머 SNS 유포로 유권자 혼란... 보수 텃밭 자부심 대신 ‘공천 잔혹사’ 오명… “이대로면 본선 참패”경고

국민의힘 포항시장 경선이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유언비어와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여론조사 선두권 후보들이 대거 탈락하고 문충운·박용선·박대기·안승대 예비후보의 4자 경선 구도가 확정되자, 경선 후보들을 향한 악의적인 마타도어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확산하며 공명선거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 SNS 타고 흐르는 ‘살생부’… “누가 내정됐다더라” 등 유언비어 기승

 

최근 포항 지역 유권자들의 휴대전화와 SNS 단체 대화방에는 특정 후보를 비틀어 비방하는 메시지가 무차별적으로 살포되고 있다.

 

특히 공관위의 컷오프 발표 전후로 유출된 ‘4인 경선 명단’ 괴문자가 실제 결과와 100% 일치했다는 점을 악용해, “특정 인사가 이미 시장으로 내정됐다”거나 “중앙당 유력 인사가 뒤를 봐주고 있다”는 식의 이른바 ‘기획 공천설’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일부 후보를 겨냥한 ‘사법 리스크’ 루머도 가세했다.

 

컷오프된 박승호 예비후보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수십억 원대 횡령 혐의 등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후보가 경선에 포함됐다”고 주장하며 특정 후보의 자격 박탈을 요구하고 나섰다.

 

검찰 수사 단계에 있지도 않은 사안을 마치 곧 기소될 것처럼 포장하거나, 과거 무혐의로 결론 난 사안을 교묘하게 편집해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히려는 시도가 빈번하게 포착되고 있다.

 

◆ 정책 대결 실종된 ‘네거티브’… 유권자 피로도 극에 달해

 

이 같은 마타도어의 배경에는 ‘보수 텃밭’인 포항의 특수성이 자리 잡고 있다.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정책으로 승부하기보다 상대 후보의 이미지를 실추시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구태 의연한 정략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포항시장 경선은 포항의 경제 재건이나 원전 유치 등 굵직한 지역 현안보다는, 누가 더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느냐를 따지는 ‘네거티브 공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포항 남구의 한 유권자는 “시민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약속보다 상대가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를 알리는 문자만 온다”며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고 꼬집었다.

 

◆ ‘마타도어’의 끝은 보수 분열… 본선 경쟁력 약화 우려

 

정치 전문가들은 이러한 흑색선전이 결국 ‘보수 분열’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김병욱 전 의원이 국회 앞에서 삭발과 단식 투쟁에 돌입하며 배수진을 친 상황에서, 경선 후보들 간의 비방전까지 더해질 경우 지지층의 이탈을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탈락 후보들이 제기하는 ‘부적격 후보 선정’ 주장이 지역 여론을 파고들면서 본선에서 민주당 등 여당의 집중 공격 프레임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크다.

 

포항 지역의 한 정계 인사는 “지금 포항에 필요한 것은 마타도어가 아니라 위기의 지역 경제를 살릴 실질적인 해법”이라며 “유권자들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후보의 자질과 정책을 꼼꼼히 따지는 ‘현명한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포항은 공천 참사의 장본인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포항의 미래를 결정짓는 이번 선거가 ‘비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은 ‘보수 텃밭’에서의 압도적 지지 대신 유권자들의 냉혹한 심판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