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구·경북,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과 밀월… 3대 교역국 동반 등극

무협 대구경북본부 동향 보고서… 지난해 교역액 대구 23.5%·경북 14.5% 급증… 전자부품·자동차 등 '중간재 수출' 압도적… 현지 제조공장 연계 생산기지화 가속

베트남이 중국과 미국에 이어 대구·경북 지역의 ‘3대 교역국’으로 급부상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역 제조 기업들이 베트남을 글로벌 핵심 생산기지로 낙점하면서 상호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지는 모습이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가 20일 발표한 ‘대구경북의 對베트남 교역 및 투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와 경북의 베트남 교역액은 전년 대비 각각 23.5%, 14.5% 증가했다.

 

이는 전국 평균 증가율(9.0%)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 '4~5위에서 3위로' 수직 상승… 대구·경북 모두 베트남 '홀릭'

 

지난해 베트남은 대구 교역액의 6.3%, 경북 교역액의 5.9%를 차지하며 두 지역 모두에서 교역국 순위 3위에 올랐다.

 

2024년까지만 해도 대구는 4위(일본에 뒤짐), 경북은 5위(호주·일본에 뒤짐)였으나 1년 만에 일본 등을 제치고 '빅3' 체제를 구축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베트남과의 교역이 활발한 배경에는 '수출 다변화' 전략이 있다.

 

보고서는 전국적으로 중국·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소폭 하락한 반면, 베트남에 대한 의존도는 대구(1.0%p↑), 경북(1.2%p↑) 모두 상승하며 지역 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부품 보내 완제품 만든다"… 중간재 비중 90% 육박

 

교역 품목을 살펴보면 대구·경북의 주력 산업과 베트남 현지 생산 라인의 유기적인 결합이 뚜렷하다.

 

대구는 제어용 케이블 등 전자전기부품(41.1%)과 자동차 부품을 포함한 기계류(16.8%)의 비중이 높았다.

 

경북 역시 평판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등 전자전기부품이 전체의 45.7%를 차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간재' 중심의 무역 구조다.

 

경북의 對베트남 중간재 교역 비중은 89.8%에 달해 對세계 비중(74.1%)보다 15.7%p나 높았다. 대구 역시 중간재 비중이 80.1%로 압도적이다.

 

이는 지역 본사에서 핵심 부품을 생산해 베트남 현지 공장으로 보내 조립·가공하는 '수직적 분업 체계'가 완전히 정착됐음을 의미한다.

 

◆ 1993년 이후 700여 개 법인 진출… "전략적 지원 확대해야"

 

지역 기업의 현지 투자도 공격적이다. 1993년 수교 이후 지난해까지 대구(280개)와 경북(415개)에 본사를 둔 695개 신규 법인이 베트남에 설립됐다.

 

이 중 제조업 비중은 70%를 상회해 베트남이 명실상부한 지역 산업의 '전초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권오영 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베트남은 풍부한 인적 자원과 안정적인 제도를 바탕으로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서의 매력이 여전히 높다"며 "현지 무역협회 지부와 지자체 사무소 간 협력을 강화해 지역 기업들의 진출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