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법 설비’ 알고도 수백억 계약 강행한 포항시… ‘중대재해법 위반’ 자초한 행정 폭거

제조검사 미필 ‘시인’했는데도 계약… ‘안전·보건 확보 의무’ 저버린 포항시… 타 지자체 ‘부적격’ 사례 무시하고 ‘짬짜미’ 의혹 자초… 법정 분쟁 불가피… 공익 앞세운 ‘직무유기’, ‘안전불감증’의 극치

포항시의 ‘2026~2027년 음식물쓰레기 수집운반 및 처리대행용역’ 계약 과정이 법적 정당성을 잃고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포항시가 심각한 불법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묵인한 채 계약을 강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포항시의 안전불감증을 넘어선 특정 업체와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안은 발주처인 포항시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상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사례로 꼽혀 향후 거센 법적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 ‘시한폭탄’ 안고 가는 포항시… 음식물류폐기물 핵심 처리설비가 ‘불법’

 

사건의 핵심은 1순위 낙찰 업체인 H사가 운영하는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의 핵심 설비인 ‘디스크 건조기’다.

 

이 설비는 수거된 음식물 쓰레기를 고온·고압으로 가열해 사료나 비료로 재활용하는 장치로, 설계 압력과 용량에 따라 법적으로 ‘압력용기’로 분류된다.

 

자칫 폭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설비이기에,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제39조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한국에너지공단의 제조검사(구조·용접 검사)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안전인증을 반드시 득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2월 23일 접수된 이의신청서에 따르면, H사의 디스크 건조기는 이러한 법정 제조검사 증빙 자료가 전무한 ‘불법 시설’임이 밝혀졌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포항시의 대응이다.

 

이의신청 접수 후 포항시가 직접 확인한 결과, H사 관계자조차 제조검사를 받지 않았음을 명백히 시인했다.

 

하지만 시는 이를 ‘입찰 부적격’ 사유로 판단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덮고 계약 절차를 마무리하는 ‘상식 밖의 행정’을 보여주었다.

 

■ 타 지자체는 ‘부적격’, 포항시만 ‘합격’?… ‘짬짜미’ 의혹 증폭

 

포항시의 이번 처사는 타 지자체의 행정 행위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서울 강북구, 경기 김포시, 안양시, 경북 영주시 등 대다수 지자체는 입찰 과정에서 법정 제조검사를 이행하지 않은 설비를 사용하는 업체를 엄격히 ‘부적격’으로 판정해 탈락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서류 미비가 아니라 근로자의 생명을 담보하는 최소한의 법적 안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항시는 “압력용기 검사 여부는 업체 소재지인 대전 서구청이 확인할 사항”이라며 책임을 전가하는가 하면, “정기 검사증이 있으니 문제없다”는 궁색한 논리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포항시가 내세운 ‘정기 검사증’은 설비의 적법성(제조검사)을 대체할 수 없는 별개의 행정 절차라고 일축한다.

 

제조검사 자체가 없는 불법 시설에 대한 정기 검사는 그 자체가 행정적 오류이며, 이를 근거로 계약을 강행한 것은 발주처로서의 안전 확인 의무를 노골적으로 저버린 행위라는 지적이다.

 

■ 중대재해법 사정권 들어온 포항시, ‘직무유기’ 책임 피하기 어려워

 

업계와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포항시의 ‘자폭 행정’으로 규정하고 있다.

 

포항시가 체결한 계약 조건에는 ‘안전·보건 관리 준수 의무 이행 서약’이 포함되어 있다.

 

업체가 이를 어겼음을 알고도 계약을 체결한 것은 중대재해법상 발주처가 가져야 할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고의로 위반한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

 

만약 해당 불법 설비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의 화살은 전적으로 포항시와 결정권자들을 향하게 된다.

 

또, 이는 지방계약법상의 공정성 원칙을 훼손한 것일 뿐만 아니라, 공무원이 명백한 위법 사항을 인지하고도 묵인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일각에서 포항시와 해당 업체 간의 ‘짬짜미’ 관계를 의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상적인 행정이라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 법정 다툼으로 번지는 아집 행정… “강력한 법적 대응의 후폭풍 예고”

 

현재 관련 업계는 포항시의 독단적인 계약 강행에 대해 고소, 고발에 이어진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10여 일이 지나도록 함구령으로 일관하며 대전 서구청으로 민원을 이송하는 데 그친 포항시의 태도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항시의 아집은 시 스스로의 법적 리스크를 키우는 행위”라며 “안전·보건 관리 서약은 단순한 종이 쪼가리가 아니라 근로자의 생명줄임을 포항시만 모르고 있다”고 일갈했다.

 

포항시가 지금이라도 계약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위법 사항을 바로잡을 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업체 편에 서서 법정 다툼의 길을 택할 것인지 시민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이번 사태는 향후 포항시 행정의 신뢰도를 판가름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편 포항시는 (구)한일철강 부지에 임시 적환장을 마련하고 음식물류폐기물을 처리하고 있지만 계근대도 설치하지 않는 등 계약과정에 적시한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의 기본도 지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