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불구 美 철강 관세 ‘동결’…포항 철강산업 충격

자동차 관세 인하했지만 철강 50% 유지 ‘지역 기대 무산’…포스코·협력사 “수출 경쟁력 직격탄…정부 후속 협상 필요”

한·미 통상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 인하가 이뤄졌음에도, 한국 철강업계가 기대했던 철강·알루미늄 관세 완화는 결국 불발됐다.

 

미국은 수입 기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50% 고율 관세를 유지하며 철강 분야 양보를 거부했다.

 

포항을 비롯한 국내 철강벨트는 “예상은 했지만 충격”이라며 깊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번 협상을 통해 미국 수입 기준 자동차 및 부품에 적용되던 25% 관세가 15%로 인하되고, 한국 기업들의 3,500억달러 규모 투자 패키지가 반영되며 정부는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산업계는 “자동차는 웃고 철강은 울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포항철강공단과 협력업계는 이번 결과가 지역 경제 전반에 하방 압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면 제품 믹스 조정과 현지 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전기강판·수소철 제조 등 고부가 제품 중심 전략을 앞당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의 한 가공업체 대표는 “포스코 수출 물량이 흔들리면 지역 1·2차 협력사도 즉각 타격을 받는다”며 “수출 규제와 금리·환율 부담이 겹치면 중소기업 버티기 더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포항지역 상공계 역시 “자동차 관세 인하가 전체 제조경기를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포항 경제의 중심축은 철강”이라며 “철강 관세 정상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자동차 부문에서는 합의했지만 철강 관세에 대해 단호했던 배경에는 국가안보 및 정치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철강을 안보 산업으로 규정하고 있고, 러스트벨트 지역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러스트벨트는 미국 제조업 쇠퇴의 상징 지역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자리 되찾기”를 내세워 관세 정책을 강화한 곳이다. 정권 교체 이후에도 이 기조는 유지됐다.

 

통상 전문가들은 “철강 관세는 경제가 아닌 선거 정치 프레임에 묶여 있다”며 “미 대선까지는 관세 완화 기대가 현실적으로 낮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결과를 계기로 포항시는 철강 중심 구조를 고도화할 필요성이 강조됐다.

 

포항시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이차전지·바이오·AI 등 지역 산업 다각화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도 미국 시장 대응을 위해 전기차용 전기강판 확대, 북미 가공센터 추가 검토, 저탄소·친환경 공정 투자 확대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포항지역 상공계는 이번 협상이 포항 철강산업에 단기 충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경제의 첨단 산업 전환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상공계 관계자는 “철강은 포항의 뿌리 산업이지만 미래는 기술·친환경·현지화에 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