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김정재 의원 단수공천 청탁 의혹…포항 시민단체 “공천 전반 수사하라”

보수단체도 출당 요구, 녹취록 파문 확산

추석명절을 맞아 포항 정가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이 지난 총선 당시 단수공천을 청탁하며 지역 내 금권선거 실태를 언급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시민단체와 보수단체 모두 수사와 출당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치 스캔들을 넘어, 오랜 세월 지역정치의 뿌리 깊은 공천 구조의 현실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2일 포항시농민회·경북사회연대포럼·포항환경운동연합은 공동성명을 통해 “김 의원의 발언은 스스로 금권정치를 고백한 것”이라며 “수사당국은 포항 지역 공천 전반을 전면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공천만 받으면 과메기도 당선된다’는 냉소가 지역정치의 부패를 대변한다”며 “정치개혁의 출발점은 이번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 단체인 포항시개발자문위원연합회도 지난 1일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직접 방문해 김 의원 출당 요구서를 제출했다.

 

특정 정치인 옹호 성향으로 분류돼 온 이 단체까지 김 의원을 공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연합회는 “공천권이 사유화된 정치가 지역민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정당 스스로 도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핵심은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이 지난달 29일 공개한 김정재 의원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이던 이철규 의원 간의 녹취록이다.

 

녹취록에서 김 의원은 단수공천을 요청하며 “포항 같은 데는 돈으로 매수를 한다. 3억~5억이면 캠프를 통째로 지지선언하게 하는 게 일상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 경선에서도 돈을 5억 요구받았다. 이번에도 돈이 오간다는 얘기가 있다”며 “경상도는 여론조사 세 배 차이면 단수공천으로 정리해달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발언을 “지역 정치의 부패한 생태계가 여과 없이 드러난 상징적 사건”으로 본다. 포항은 보수세가 강하고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구조가 굳어져 있다.

 

여기에 수십 년간 형성된 인맥 중심의 정당조직, 지역언론과 후원회 네트워크가 얽히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는 . 실제로 과거 여러 차례 포항 지역 총선에서는 금품수수나 조직매수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 의원은 과거에도 유사한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지난해 2월에는 포항 북당협 홍보특보였던 박광열 씨가 “김 의원이 사무실 간판 교체비용 2500만원과 변호사 선임비 2500만원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김 의원은 이를 부인했지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당내 조직 갈등이 반복되는 것은 공천 구조가 투명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정치인의 일탈이 아니라, ‘공천이 곧 정치생명’인 구조가 낳은 부패의 결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론조사·조직력·금전 동원이 얽힌 복합적 경쟁 구조 속에서, 지역 정치가 민심보다 공천권에 종속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개혁을 주장해온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천이 권력의 사유물이 된 한, 포항의 정치문화는 바뀌지 않는다”며 “이번 사건이 지역정치 쇄신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은 최근 ‘호남에서 불 안 나나’ 발언으로도 구설에 올랐으며,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이를 쏠 총알 한 발도 아깝다”는 막말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연이은 설화와 녹취 논란으로 김 의원의 정치적 입지는 사실상 붕괴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번 사건은 포항 정치의 구조적 문제 즉 공천 불투명, 금권 경쟁, 중앙당 예속 등이 한꺼번에 터져나온 ‘스캔들’로 평가된다.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이 사건이 던진 메시지는 단순한 ‘공천 비리’가 아니다. 포항 정치가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시민들이 직접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